홍한주 영물시 연구

Abstract

본 논문은 홍한주의 󰡔海翁存藁󰡕 ｢詠物集｣에 수록된 영물시를 연구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홍한주는 풍산 홍문으로서 경화세족에 속하며 당대 사대부 문인들과 활발하게 교유한 19세기 문인이다. 홍한주의 차기체 필기류인 󰡔智水拈筆󰡕에 대한 연구는 상당량 진행되었지만 상대적으로 한시 연구는 소략한 실정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홍한주의 ｢詠物集｣을 대상으로 하여 홍한주 초기시인 영물시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홍한주의 문학적 배경과 시사활동, 문집 개황과 ｢詠物集｣ 구성에 대해서 고찰하였다. 홍한주의 문학적 배경에서 주목할 점은 홍한주의 재종형제인 홍석주, 홍길주, 홍현주와 장인 서어 권상신과의 문학적 교유이다. 이들은 당대 명망 있는 인물들로, 홍한주는 이들과 밀접한 교유를 하며 문학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짐작된다. 시사 활동에 대해서는 서울․경기지역에서의 활동과 지방에서의 활동으로 나누어 고찰하였다. 서울․경기지역에서는 ‘南社’, ‘洛社’, ‘駱山詩社’ 등 주로 사대부 문인들과 함께 교유하며 시사 활동을 펼쳤다. 지방에서는 ‘左右社合’과 ‘尙山韻會’를 중심으로 활동하였는데, 홍한주가 신분적 한계를 두지 않고 詩才가 있는 인물이라면 누구와도 함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문집 개황에 대해서는 우선 󰡔海翁存藁󰡕와 󰡔海翁藁󰡕의 구성적 특징을 살펴본 후에, 본 연구의 핵심인 ｢詠物集｣의 구성을 집중적으로 검토하였다. ｢詠物集｣은 5수를 제외한 나머지 작품들이 홍한주의 나이 15세~ 18세 때 창작한 영물시로 구성되어 있다. 영물시의 소재는 화훼류, 조류, 곤충, 사람, 자연물, 자연현상, 일상소품 등 다방면에 걸쳐 폭넓게 채택되고 있었다. 3장에서는 홍한주 영물시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홍한주는 육경 중에서 󰡔詩經󰡕을 으뜸으로 여겼으며 󰡔詩經󰡕의 사물 묘사가 가장 오묘하다고 극찬하였다. 본고는 이 점에 주목하여 홍한주의 󰡔詩經󰡕 강조가 󰡔論語󰡕의 ‘學詩’로서의 󰡔詩經󰡕 강조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파악하였다. 즉, 홍한주는 學詩의 과정으로서 영물시를 창작했다고 볼 수 있다. 도출한 홍한주 영물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물 탐구를 통한 핍진한 묘사’이다. 학시의 과정으로서 영물에 주력한 홍한주는 사물을 치밀하게 탐구하고 그것을 핍친하게 묘사하였다. 둘째, ‘전고사용과 사물의 일반화’이다. 홍한주는 학시 과정으로서 영물시를 창작하였기 때문에 사물과 관련하여 이미 통용되는 전고들을 주로 사용하여 그 사물의 관념화된 이미지로 영물하였다. 셋째, ‘폭 넓은 소재 선택과 그 표현’이다. 홍한주는 특정 소재에 한정하지 않고 풍경(風磬), 그림자, 사람 등 다양한 소재들을 채택하여 영물하였다. 이는 學詩의 관점에서 영물을 하였기 때문에, 폭넓은 소재를 시적 대상으로 삼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