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한국어 ‘하오체·하게체’의 사용 양상과 문화적 문식성 고찰
- Abstract
- 이 논문의 목적은 현대 한국어 하오체·하게체의 사용 양상과 문화적 문식성을 고찰하여 특수목적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문화적 문식성 교육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있다. 한국어의 대표적인 특징인 상대높임법은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라 다양한 종결표현으로 실현되며 높임의 정도와 격식성 여부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그 가운데 하오체·하게체는 현대 한국어에서 실제 대화 상황에서 듣고 말하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그렇지만 모어 화자들은 각종 도서, TV 드라마, 영화, 광고 등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에여전히 하오체·하게체를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의모어 화자는 무엇 때문에 하오체·하게체를 이처럼 여러 콘텐츠에서 사용하는 것일까.그것은하오체·하게체에 허쉬(E.D.Hirsch,Jr.)가 이야기한 문화적 문식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하오체·하게체에 ‘한국어 모어 화자들이 공유하는 공통의 배경정보’가있어서하오체·하게체가사용된 콘텐츠를 읽거나 볼 때 하오체·하게체로 표현된 ‘내용을 이해’하고, 하오체·하게체를 ‘사용한 의도를 파악’하며, 콘텐츠 안에 ‘드러나지 않은 맥락과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모어 화자들은 실제 구어에서의 사용 빈도가 줄어든 하오체·하게체의 문화적 문식성을 어떻게 습득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교육용 텍스트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보았다. 아동용 전래 동화와 초·중등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하오체·하게체 텍스트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어모어 화자의 하오체·하게체 습득이 문식성 차원에서 이루어짐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의 공통 교육과정에서 학습하는 초·중등 국어 교과서에서 하오체·하게체가 들어있는 텍스트를 모두 찾아 목록으로 만들고 분류하여 정리했다.
그 결과 한국어 모어 화자들은 문식성 발달 초기부터 유아용 전래동요와 아동용 전래 동화를 통해 하오체·하게체를 습득함을 확인하였다. 이어서 초·중 국어교과서에서 단계적으로 하오체·하게체 텍스트의 수와 종류가 늘어나는 것도 확인하였다. 이는 하오체·하게체의 문화적 문식성이 공통 의무교육과정을 통해 점차 확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유아용 전래 동화와 초·중국어교과서에 수록된 하오체·하게체 텍스트를 분류, 정리한 구체적인 예를 통해 문화적 문식성을 세 가지로 고찰해보았다. 즉, 하오체·하게체의 문화적 문식성은 첫째, ‘전통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 둘째, ‘하오체·하게체의 규범적 사용’ 셋째, ‘하오체·하게체의 전략적 사용’으로 나누었다. 이처럼 나눈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모어 화자들은 하오체·하게체를 전통 문화와 역사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는 장치로 쓰고 있다. 이는 하오체·하게체를 통해‘전통’과‘역사적지식’을 잘 전달할 수 있다는 모어 화자의 인식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화자와 청자의 관계에 따라 하오체·하게체의 사용에 전형성을 보이는 규범적인 용법은 하오체·하게체가 가진 특유의 화용 맥락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어 모어 화자는 상대높임법의 화계를 다양하게 가짐으로써 화자의 의도를 드러내게 되는데 이러한 전략적 용법은 하오체·하게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어 화자들은 하오체·하게체를 캐릭터를 창조하거나특별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표지’로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하오체·하게체가 가진 사용 맥락의 전형성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모어 화자들이 오랜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습득하는 하오체·하게체의 문화적 문식성은 외국인 한국어 학습자들은 별도의 교육이 수반되지 않으면 알수없는것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한국어 교육에서는 실생활에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외되거나 종결어미의 일종으로 교육하는 것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오체·하게체의 문화적 문식성과 관련한 교육이 수반된다면, 외국인학습자들은모어 화자들이 다양한 매체 속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하오체·하게체로 표현된 많은 언어 자료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에 살면서 자녀를 교육해야 하는 결혼이민자는 물론 다문화배경의 중도입국 자녀들과 여러 이유로 한국에서 장기간 거주하거나 영주권 또는 귀화를 원하는 외국인 학습자들은 하오체·하게체에 실린 한국의 문화적 내용에 대해 알아야 한다. 또한 한국의 역사와 사회 문화 등 ‘한국학’을 공부하는유학생도 하오체·하게체 텍스트를접하게 된다. 그런 경우에 한국의 모어 화자에 준하는 수준으로 하오체·하게체가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맥락과 역사적, 문화적 배경지식을 알아채야 한다.
한국어를 학습하는 것은 한국어로 표현되는 한국의 문화까지 배워 익혀 문화적 문식성을 향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문화적 문식성이 바탕이 되어야 모어 화자들과의 충분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상호문화적인 관점에서 한국어 학습자는 모어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신의 잠재적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 Author(s)
- 나동숙
- Issued Date
- 2018
- Awarded Date
- 2018-08
- Type
- Thesis
- Keyword
- 하오체; 하게체; 상대높임법; 화계; 화용 맥락; 문화적 문식성; 문식성 발달; 전통 문화 어휘; 역사 지식; 규범적 사용; 전략적 사용; 한국어교육
- URI
- http://dspace.hansung.ac.kr/handle/2024.oak/9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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