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가의 기록 생산과 활용에 관한 질적 연구

Abstract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는 미술기록에 대한 논의와 실천이 확산되었다. 포스트모던적 사고의 영향으로 기록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짐에 따라 미술기록 역시 시대의 문화유산으로 인식되었다. 미술기록을 집중적으로 수집 관리하는 기관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설립되었고, 미술기록에 대한 논의와 공유를 확산하는 협의체도 등장했다. 또한 미술전시나 작품 창작에 기록을 활용하는 현상도 증가했다. 국내 미술기록 현장은 급격한 성장을 이루었으나 그 이면에는 파악되지 않은 채 흩어져 있는 기록들이 존재한다. 미술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으나 국내 미술현장에서 생산 및 활용되는 미술기록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제 미술기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미술기록 관리 체계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어야 할 때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미술기록의 주요 생산자인 미술작가를 통해 기록이 생산 되고 활용되는 맥락을 이해하고자 하였다. 기록의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기록을 관리하고 이용하는 방안에 대한 실제적인 설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따라서 미술작가가 기록을 생산하는 목적, 미술작가의 기록이 활용되는 맥락, 미술작가의 기록관리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라는 세 가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그리고 미술기록의 주요 생산자인 미술작가의 기록 경험과 인식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기록이 생산되고 활용되는 맥락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수행을 위해 Spradley(1979)가 제시한 질적연구의 신문화기술지 연구 방법을 응용하여 자료의 수집과 분석에 사용하였다. 우선 미술작가의 기록문화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소규모 문화집단을 선정하여 10인의 연구참여자를 모집하였다. 그리고 반 구조화된 면담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의 음성 언어자료를 수집하였으며 문서, 사진자료 등을 보조자료로 수집하였다. 연구자료의 분석은 전사, 주제별 약호화, 영역-분류-성분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 수집된 자료의 분석을 통해 미술작가의 기록문화는 5개의 상위범주와, 12개의 하위범주, 12개의 속성으로 구조화되었다. 동시에 미술작가의 기록 문화에 나타난 변화를 살펴볼 수 있었다. 분석 결과 미술작가의 기록은 '창작의 습관'이자 '표현의 도구'로써 생산되었으며 '과정의 기록', '결과의 기록', '예술로써의 기록'이라는 맥락 안에서 활용되었다.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미술작가의 기록 생산 도구와 기록 활용 공간이 디지털로 변화하였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여 다음의 사항을 논의하였다. 첫째, 미술작가의 기록이 생산되고 활용되는 과정에 존재하는 비선형적이고 복합적인 맥락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미술작가의 기록을 중심으로 발생되는 다양한 관계를 반영할 수 있는 논리적 정리체계에 대한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둘째, 미술작가 기록의 수집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디지털 기록 문화를 반영한 참여형 아카이빙 플랫폼 개발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플랫폼의 활성화를 위해 외부적 기능으로 미술작가의 대중적인 홍보를 지원하는 기능이 포함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