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구문론을 이용한 자하 하디드 뮤지엄 건축의 공간구조 연구
- Abstract
- 정형을 벗어난 해체주의 경향의 건축은 건설비용이 많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건물을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제력, 기술력 그리고 개방적 문화가 있는 나라에서 건설되고 있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해체주의 계열의 대표적인 건축가로 프랭크 게리와 자하 하디드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해체주의 범주에 속하는 건축가들임에도 불구하고 둘의 작품은 건축철학과 작업방식의 차이로 다른 건축성향을 보인다. 게리는 건축을 순수 예술로 생각하며 러프모델을 통한 조소적 입체작업을 즐겨한다. 하디드는 절대주의로부터 영향을 받아 초기 건축에는 다양한 사선이 나타났으며 경쾌함, 활주, 그리고 땅과의 가벼운 접지 등을 주제로 작업한다. 랜드마크적 비정형 건축물의 수요 증가로 하디드는 최근 일련의 국제 현상 공모에서 빈번하게 당선 되고 있으며, 문화 관련 작품들을 많이 다루고 있다. 역동성을 주제로 작업하는 하디드의 건축에는 다양한 사선이 나타나는데, 과도한 사선요소는 방문객이 공간을 인식하는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그녀의 건축은 통상적인 정형건축물보다 동선의 효율성이 낮고, 내부 공간인식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행논문에서 복잡한 평면으로 구성된 프랭크 게리 뮤지엄이 대체로 정형뮤지엄보다 관람자의 공간이해도가 수월하다는 결론에 비추어 본 연구의 목적은 역동성이 넘치는 하디드뮤지엄이 실제로 어떤 공간구조로 이루어졌으며, 정형뮤지엄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내어, 하디드뮤지엄의 동선효율성과 공간인식도를 밝히려고 하는데 있다. 연구 범위는 2000년 이후 준공된 5개 뮤지엄인 루이스&리처드 로젠탈 현대 뮤지엄(Rosenthal Center for Contemporary Art), 오드럽가알드 뮤지엄(Odrupgaard Museum Extension), 로마 국립 21세기 뮤지엄(MAXXI:National Museum of XXI Century Art), 글래스고우 교통 뮤지엄(Glasgow Riverside Museum of Transport), 엘리&에디스 브로드 현대 뮤지엄(Eli & Edythe Broad Art Museum)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이와 공간구조를 비교하기 위해서 준공시기, 규모, 공간 유형이 비슷한 정형뮤지엄 10개를 선정했다. 연구의 방법으로 공간 상호간의 위상학적 관계성을 정량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공간구문론을 사용하였으며 로비와 전시실에 중점을 두고 분석했다.
하디드뮤지엄과 비교뮤지엄을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중심공간존재-출입순회형’의 경우에서는 자하 하디드의 로이스&리처드 로젠탈뮤지엄, 엘리&에디스 브로드 현대뮤지엄과 비교뮤지엄의 알 메리아뮤지엄, 풀상뮤지엄, 시카고 아트인스티튜드:모던윙을 비교했다. 로이스&리처드 로젠탈뮤지엄과 엘리&에디스 브로드 현대뮤지엄의 평균 통합도는 비교뮤지엄 세 개 의 평균 보다 높았으며, 명료도 역시 모든 비교뮤지엄 보다 높았다. 이는 세 비교뮤지엄보다 로젠탈뮤지엄과 엘리&에디스 브로드 현대뮤지엄이 동선의 효율성과 공간의 인지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입순회형의 하디드뮤지엄은 한 전시실로부터 모든 다른 전시실로 연결되는 얕은 공간구조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또한 위상의 중심이 형성되는 전시실이 전시공간의 진입부에 위치하고 있어, 전시 관람 후 다시 되돌아오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중심공간존재- 순회형’의 경우에서 자하 하디드의 로마 국립 현대뮤지엄과 뉴 아크로폴리스 뮤지엄, 암스테르담 국립뮤지엄을 비교했다. 로마 국립 현대뮤지엄의 통합도 값은 뉴 아크로폴리스뮤지엄에 비해 두 배 이상 낮게 나타났으며, 명료도 값 역시 두 비교뮤지엄에 비해 월등히 낮게 나타났다. 로마 국립 뮤지엄은 도시 계획적 그리드 상에서 도시의 맥락을 수용하는 다양한 선의 사용으로 수직선․사선․곡선의 튜브형태가 구상되어졌다. 1층부터 계단 통하여 연결된 3개의 층은 벽과 바닥의 연속적인 휘어짐을 통하여 층간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흘러 움직이는 순환 동선을 형성한다. 서로 다른 크기와 방향성의 자유분방한 전시공간은 관찰자의 자유로운 이동과 선택으로 다양한 공간적 경험을 주지만, 공간 내 관람객들의 길찾기가 특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순회형에서는 하디드뮤지엄보다 비교뮤지엄에서 동선효율성과 공간인식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중심공간부재-자율적개실형’의 경우 자하 하디드의 오드럽가아드뮤지엄과 로타 피셔뮤지엄, 클리포드 스틸뮤지엄을 비교했다. 통합도의 비교에서 오드럽가아드뮤지엄의 값이 가장 낮았으며, 로타 피셔뮤지엄의 통합도와 명료도값은 오드럽가아드뮤지엄보다 약 2배 이상 컸다. 자율적개실형의 경우 중심공간 없이 단위공간의 반복적 구성에 의해 연속적인 동선체계와 선택적인 동선체계가 복합된 형식으로, 경로선택의 기회와 혼란이 공존하는 성격을 내포하고 있다. 때문에 개구부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관람객의 정위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드럽가아드뮤지엄은 양쪽으로 긴 공간에서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 전시실을 재차 여러 구획으로 분할하고 있어서 관람을 위해서는 더 많은 전이 단계가 필요하도록 구성됐다. 반면 로타 피셔 뮤지엄의 단위공간은 관람동선이 시작되는 진입부를 둘러싸고 있어 다른 뮤지엄에 비해 얕은 공간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 결과 뮤지엄의 통로가 길 찾기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공간의 통합도와 명료도 값이 크게 나타났다. 자율적개실형에서는 비교뮤지엄의 동선효율성과 공간인식성이 훨씬 높게 나타났다.
‘중심공간부재-선형’에 속하는 자하 하디드의 글래스고우 교통뮤지엄과 넬슨 앳킨스뮤지엄, 루브르 랑스뮤지엄과 비교했다. 글래스고우 교통뮤지엄의 통합도는 두 비교뮤지엄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으며, 명료도 또한 높았다. 일반 정형의 비교뮤지엄 유형에서 중심공간이 부재하는 선형은 다른 유형의 평균보다 낮은 통합도와 명료도를 보이는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넬슨 앳킨스 뮤지엄은 선형뿐만 모든 비교뮤지엄 중 가장 낮은 명료도로 글래스고우 교통뮤지엄과 큰 편차를 보였다. 반면 글래스고우 뮤지엄의 외관은 지그재그로 꺾여있지만, 매스의 중앙을 관통하는 넓은 주전시실이 대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어 비교뮤지엄보다 동선효율성과 공간인식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전시공간형태’를 기준으로 비교했다. 자하 하디드 초기 작품인 로젠탈뮤지엄의 전시공간은 그녀의 다른 작품에 비해 정형 형태로서 하디드뮤지엄 5개의 평균보다 통합도와 명료도 값이 크다. 이와 비교뮤지엄의 통합도를 비교결과 로젠탈뮤지엄이 10개 비교뮤지엄의 통합도 평균보다 높았다. 사선의 사용이 적은 경우에는 하디드뮤지엄도 비교뮤지엄과 비슷하거나 효율적인 공간구조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료도 비교에서도 로젠탈뮤지엄이 비교뮤지엄의 평균값보다 높았다. 물론 비교뮤지엄 중 넬슨 엣킨스뮤지엄의 명료도 값이 매우 작은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평균값으로 보면 정형 전시공간형태를 가진 로젠탈뮤지엄이 비교뮤지엄에 비해 전체 공간 이해가 용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2000년 이후 준공된 하디드뮤지엄의 평균과 비교뮤지엄의 평균만을 비교하면 평균 통합도는 근소한 차이로 하디드뮤지엄이 낮았고, 평균 명료도 역시 비교뮤지엄에 비해 낮게 나왔다. 이로서 하디드의 건축은 동선효율이 낮고, 내부 공간인식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통설이 사실임을 확인 했다. 이것은 역동적인 형태 구성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하는 그녀의 작업방식의 결과이다. 그러나 공간구조에 따른 유형분류로 분석한 결과 ‘중심공간존재-출입순회형’과 ‘중심공간 부재-선형’ 유형에서 자하 하디드의 뮤지엄이 일반 정형의 비교뮤지엄보다 통합도와 명료도가 높음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중심공간이 존재하는 출입순회형의 로젠탈뮤지엄은 층의 진입 동선에서 곧바로 전시실로 이어지며 전시실은 위계관계 없이 단위전시실 간에 수평적으로 연결되는 구조이다. 브로드뮤지엄은 주 전시층 전시실의 중심에 로비가 위치하며 전시실 간에도 출입이 가능한 구조로 관람객들이 로비를 중심으로 전체 공간을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두 뮤지엄 모두 주전시층 전시공간의 진입부에 위상의 중심이 형성되는 전시실이 위치하고 있어 전시 관람 후 다시 되돌아오는 순환 구조이며, 또한 한 전시실로부터 모든 다른 전시실로 연결되는 얕은 공간구조라는 공통적인 특징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중심공간이 부재하는 경우 단위공간사이의 상호 관계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형의 글래스고우는 지그재그로 꺾인 터널매스의 중앙을 관통하는 매인전시실이 위상학적 중심에 놓여있으며, 양 측의 로비와 연결하여 대공간의 역할을 겸하고 있어, 비교뮤지엄의 선형보다 수치가 높았다. 이것은 역동성을 강조되는 디자인에서도 어떻게 공간구성을 하느냐에 따라 동선의 효율성과 공간의 인지도를 충분히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국가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World Class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뮤지엄과 정형의 비교뮤지엄을 공간구문론으로 비교분석결과 내부공간의 동선 효율성과 공간 인지도는 역동적 외관 형태와 관계없이 전체공간의 위상학적 중심과 중심공간의 상관성에 따라 상이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추후 자하 하디드의 작품들이 완공됨에 따라 분석대상 뮤지엄 수가 증가하고, 비교뮤지엄에 대한 많은 사례와 정성적인 분석을 병행한다면 보다 객관적이고 타당한 연구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 Author(s)
- 국진선
- Issued Date
- 2014
- Awarded Date
- 2014-02
- Type
- Thesis
- Keyword
- 뮤지엄; 공간구문론; 공간구조; 동선효율성; 공간인지도
- URI
- http://dspace.hansung.ac.kr/handle/2024.oak/6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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