食卓色談, 식탁 위 우리들의 이야기
- Abstract
- “일상에서 받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하였고, ‘익숙함에서 새로움을 찾는 시선’ 으로 음식을 먹는 행위를 바라보았다.”
어릴 적, 수저 놓으라는 엄마의 소리에 곧장 부엌으로 향했다. 칼칼한 찌개 냄새를 맡으며 부엌으로 향하는 짧은 순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주말 점심은 가족 모두가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식사는 수저와 그릇이 부딪쳐 내는 경쾌한 소리로 시작되고 그 소리가 줄어들 때쯤 화두가 던져진다. 맛깔스러운 음식을 먹으며 각자가 보낸 한 주를 이야기하는 시간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고 지금의 나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나는 반복되는 하루에 위로를 받으며 그 속에서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삶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일상에서 받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익숙함에서 새로움을 찾는 시선’ 으로 음식을 먹는 행위를 바라보았다.
<구애>
식사 때는 어김없이 눈치를 살피게 된다. 식탁에 앉은 사람들과 공평하게 음식을 나누고 있는지 살피기 위해서이다. 배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을 가정할 때, 사람들은 어떤 태도를 하고 있을까. 음식을 향해 경쟁하듯 구애하는 모습이 상상됐다.
<주인공의 덕목>
생일파티의 클라이맥스는 소원을 빌기 위해 촛불을 끄는 순간이다. 입으로 바람을 불어서 촛불을 끄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지만, 작품 속 인물은 손으로 불씨를 잡아 촛불을 끄고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어떤 상황을 직면하게 되면 그에 걸맞은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다소 엽기적으로 보이는 이 행동은 생일파티의 주인공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일상이 깨질 때>
마루 위에는 깨진 그릇 조각이 흩어져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던 날. 깨진 그릇 조각은 그날의 지루한 평화로움을 건드리는 자극이 되었고 환기의 순간으로 다가왔다.
수고스럽게 차려진 밥상이 우리에게 전달 될 때의 감정은 따뜻함이라 생각한다.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나무는 따뜻한 감정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재료이다. 작업에는 얇게 저민 대패밥을 종이에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는데, 대패밥을 한겹 한겹씩 붙이는 과정을 통해 사람과 사물의 축적된 시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나이테를 늘리며 성장하는 나무처럼 우리도 매 순간을 성장한다. 내가 작업에서 다루고 있는 식탁이야기는 지극히 일상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나무의 물성과 맞닿아 있다.
나는 일상에서 식사시간은 쉼표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크고 작은 일을 겪으며 일상을 살아가는 누군가에게 나의 이야기가 환기의 순간으로 다가갔으면 좋겠다.
- Author(s)
- 이채원
- Issued Date
- 2021
- Awarded Date
- 2021-08
- Type
- Thesis
- URI
- http://dspace.hansung.ac.kr/handle/2024.oak/7734
- Authorize &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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