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명한 상실의 애도를 위한 초상 연구

Abstract

나의 가족은 언제 어디서든 늘 ‘나의 가족’ 이었지만, 내게 가족의 ‘자리’는 근 20년간 비어있었다. 가족이 함께 살지 않을 뿐 실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다른 무엇으로 빈자리를 대체할 수도 없었다. 오히려 가족이 주는 존재감은 상실한 것이 없는 상실감과 빈자리를 선명하게 했다. 이 불분명한 상실감은 대상을 부재하게 한 상황이나 관념적 역할, 관계의 속성에 대한 감정이었다. 그것들은 그림자가 서로 겹쳐 전혀 다른 얼굴이 되듯, 나의 내면에 실제와 다른 어떠한 인상을 만들어 냈다. 내 마음이 상실했고 열망했던 ‘가족의 빈자리’를 대표하는 관념적 얼굴이었다. 그 막연한 얼굴을 거듭 더듬어 시각적 현전으로 환원해 낸 것이 실체의 어머니와 전혀 다르게 생긴 ‘엄마’의 얼굴이었다. ‘엄마’란 그런 존재이기 때문이다. 무조건적 사랑을 본능으로 지니는 희생적 인물, 타인을 돌보는 것이 유일한 자기욕망인 누구보다 강인하지만 자의는 없는 그런 존재. 성과 출산의 상징이면서도 순결해야 하고, 여성스럽지만 ‘무성’이어야 하는 존재.

나의 작업은 이와 같이 ‘엄마’의 얼굴을 닮은 개인의 관념적 대상을 초상제작을 통해 시각화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불분명한 상실감을 시각적으로 환원하여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작업을 통해 상실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이 연구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정신분석학에서 상실의 두 가지 경우인 ‘애도’와 ‘멜랑꼴리’를 알아보고 그에 해당하는 초상을 검토해 보도록 한다. 그리고 인물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환원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My family has been always 'my family' anytime and anywhere, but the 'position' of family has been empty to me for almost 20 years. Family has only not been together and the entity has not disappeared, so any other matter could not replace the empty position. Rather the sense of being given by the family made the sense of loss and the empty position outstanding. This uncertain sense of loss was the emotion toward the situation that incurs absence of object, ideal role and the attributes of relationship. The emotion made an impression something different in my mind as shades overlap to each other to make absolutely different face. It was an ideal face that represented 'the empty position of family' for which my mind lost and longed. It was the face of 'mother' completely different from the real mother that I groped repeatedly for the ambiguous face to restore into a visual realization. It is because 'mother' must be that kind of being. Sacrificial figure bearing unconditional love as an instinct and being with only self-desire to care for others and being strong than any body else but with no own will. Being that is the symbol of sex and childbirth, but has to be pure, and feminine, but shall be 'neutral'. This study tried to visualize the object of personal idea that resembles the face of 'mother' through producing a portrait. Through this project, I would like to know if it is possible to confirm the reality by reducing the uncertain sense of loss visually.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scape the sense of loss through this project. For the purpose, 'mourning' and 'melancholy', the 2 cases of loss in psychoanalysis, are investigated and the portrait corresponding to it shall be considered. The way of reducing visually the inside of the figure is examin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