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ream of Frame
- Abstract
- 90년대 후반, 완벽한 외모와 이미지를 갖춘 가수가 등장한다. 사이버가수 아담과 다테 교코라는 가상의 인물이다. 아담의 경우 나이 20세, 키 187cm, 체중 68kg, 혈액형 O형, 검정색을 좋아하고 생선을 싫어한다.
사이버 가수 아담의 프로필은 우연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설문 조사를 거쳐 만들어졌다. 아무리 사람들이 좋아할 이상적 이미지의 프로필이 시장조사에 의해 밝혀졌다고 해도 음반사가 그런 인간을 진짜로 찾아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중략), 그러나 만일 사이버스타가 가능하다면 이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다. (시대유감 문학동네, 2001)
이상적인 여성의 이미지는 세월에 따라 변해왔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는 그 시대의 이상적인 여성 이미지를 묘사하고 있으나 오늘날의 이상적인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다.
(여자를 위한 헝겁토끼의 원칙, 토니레이튼 디 안토니오, 2008, 39p)
현대인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여성상이란 무엇인가?
일본의 게임과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은 한국의 이삽십대 연령층에게도 친숙한 것이 되고 있었다.
일본문화가 공식적으로 개방된지 수년 밖에 지나지 않았다고는 해도 아톰을 비롯해서 마징가, 세일러문 등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캐릭터들은 이미 우리의 머릿속에 강력한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면 새로운 가상의 이미지들이 무차별하게 젊은 문화속에 파고드는 현상을 본다.
유년기에 시작된 가상의 캐릭터들과 그 이미지는 기억과 의식을 넘어 환경처럼 바뀌어 그 영향력을 키우고 있었다. 어린 시절 주입된 기억은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무의식적으로 각인되고 코드화 하여 자리 잡히고 있었던 것이다.
피규어 인형이란 것이 있다. 보통 창작된 캐릭터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속에서 부여된 성격과 개성 위에서 캐릭터의 완성이 이루어지지만 피규어 인형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제작자와 수집가의 선택에 따라 청순한 여고생에서부터 메이드, 글래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미지로 변신한다. 그래서 뭇남성이 꿈꾸는 여성상을 반영할 수 있게 해 주기도 한다. 피규어 인형은 게임이나 영화속에서 창조된 캐릭터 인 동시에 현대 남성의 염원이 스며들어 있는 창작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어쩌면 아담과 교코로 대표되는 사이버 캐릭터를 넘어서 가상세계의 현실화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남성들이 가진 꿈과 교묘하게 결탁할수 있는 가능성 까지 열어준다.
가상과 현실, 그 중간 어딘가에 위치하여 새로운 판타지를 제공하고 있다고나 할까?
다시 말해서 인형이 갖는 애매모호한 현존성이야 말로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956년부터 1880년 까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모델인 프린세스 리텔의 포트레이트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것만도 720매 이상의 소녀 사진을 찍었던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작가)은 빅토리아 시대의 완고한 환경속에서 소녀들의 사진을, 그것도 외설스런 포즈이거나 누드를 찍고 있다. (사진과 페티시즘, 이이자와 고타로, 타임스페이스, 1996)
맨살을 드러낸 소녀의 사진은 끝내 한 장도 찍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그의 사진들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시대의 성의 배출구로서 사진을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20~30년대 비엔나에서 활약했던 아틀리에 마나쎄(Atelier Manasee)의 사진가들의 작품들 속에는 포토몽타주 기법으로 교묘하게 만들어진 누드 사진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사진 가운데 많은 사진에서 에로틱한 표정들의 이미지들은 볼 수 있다. (사진과 페티시즘, 이이자와 고타로, 타임스페이스, 1996)
캐릭터(피규어) 인형의 경우 현대인의 욕망과 심리, 그리고 성적 소비에 대한 또 다른 배출구이며 아이콘이라고는 해도 루이스 캐롤이나 아틀리에 마나쎄 시절에 등장했어도 흥미를 끌었을 게 분명하다, 그렇다고 해서 한스 벨머의 을씨년스럽고 도착증세에 가까운 것에 이르지 않는 것이 피규어 인형인 것 같다.
캐릭터(피규어)인형의 이미지는 아무래도 훨씬 가볍다고 볼 수 있다. 어짜피 이 시대의 캐릭터들의 이미지는 소비적인 형태이며 놀이에 가까운 것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캐릭터 인형이 각광을 받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것이 설혹 남성의 고독한 욕망과 그 뒤쪽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를 가졌다고 해도, 또 한편으로 코스프레 같은 자기현시라는 문화현상과 같은 갈래 속에서 만들어졌다고 할지라도 사이버 가수 아담과 다테 교코처럼 결국 판타지 세계와 같은 맥락 속에 위치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 시대 남성 심리의 한구석을 상징 한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여성이 아닌 남성이 만들어가는 피규어의 인형의 변신과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지는 은밀한 시선의 욕망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쩌면 빅토리아 시대의 루이스 캐롤리 은밀하게 꿈꾸었을..... 이 시대의 환상과 욕구에 대해 가상의 세트(배경)와 과장된 캐릭터들의 모습으로 결합된 가상의 공간을 말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 Author(s)
- 정윤기
- Issued Date
- 2009
- Awarded Date
- 2009-02
- Type
- Thesis
- URI
- http://dspace.hansung.ac.kr/handle/2024.oak/6262
- Advisor
- 김장섭
- Degree
- Master
- Publisher
- 한성대학교 예술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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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ars in Collections:
- 회화과 > 1. The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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